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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낭송 가을음악회

1.제7회 지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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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명시낭송가협회 작성일20-03-05 23:14 조회82회 댓글0건

본문

 

2020년 제7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지정시 22편)

                                                           

1.노래여 노래여 / 이근배

 

푸른 강변에서 피 묻은 전설의 가슴을 씻는
내 가난한 모국어
꽃은 밤을 밝히는 지등처럼
어두운 산하에 피고 있지만  

이카로스의 날개 치는

 

눈먼 조국의 새여  

 

너의 울고 돌아가는 신화의 길목에
핏금진 벽은 서고
먼 산정의 바람기에 묻어서
늙은 사공의 노을이 흐른다
이름하여 사랑이더라도
결코 나 뉘일 수 없는 가슴에
무어라 피 묻은 전설을 새겨두고
밤이면 문풍지처럼 우는 것일까

차고 슬픈 자유의 저녁에
나는 달빛 목금을 탄다  

 

어느 날인가, 강가에서
연가의 꽃잎을 따서 띄워 보내고
바위처럼 캄캄히 돌아선 시간
그 미학의 물결 위에
영원처럼 오랜 조국을 탄주한다.
노래여
바람 부는 세계의 내 안(內岸)에서
눈물이 마른 나의 노래여
너는 알리라                                         
                           
저 피안의 기슭으로 배를 저 어간
늙은 사공의 안부를
그 사공이 심은 비명의 나무와
거기 매어둔 피 묻은 전설을
그리고 노래여
흘러가는 강물의 어느 유역에서
풀리는 조국의 슬픔을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내가 띄우는 배의 의미를
노래여, 슬프도록 알리라

 

밤을 대안(對岸) 하여
날고 있는 후조
고요가 떠밀리는 야영의 기슭에서
병정의 편애(偏愛)는 잠이 든다.
그때, 풀꽃들의 일화 위에 떨어지는
푸른 별의 사변(思辨)
찢긴 날개로 피 흐르며
귀소하는 후조의 가슴에
향수는 탄흔처럼 박혀 든다.

 

아, 오늘도 돌아누운 산하의
외로운 초병(哨兵)이여
시방 안개와 어둠의 벌판을 지나
늙은 사공의 등불은
어디쯤 세계의 창을 밝히는가
목마른 나무의 음성처럼
바람에 울고 있는 노래는
강물 풀리는 저 대안(對岸)의 기슭에서
떠나간 시간의 꽃으로 피는구나.
                                                    

  

2.에밀레종 / 김천우

 

누가 저 사연을 보고

천년의 세월이라고 했던가

골마다 깊어진 여운

산울림으로 되돌아와서

우리네 마음 한 자락

젖어 베게 하는가

 

한이 깊다면

차리리 혀 깨물어 피 흘리며

죽기나 할 것이지

살아 살아서 흔들어 놓는 너는

이 세상의 무엇을 말함인가

에밀레 에밀레

 

그 속 깊은 뜻이 어미 찾는 한이라면

저 심산유곡의 소쩍새나 되어

밤마다 울고 웃기나 할 것이지

산 그림자 드리운 서라벌 땅에

추억에 질린 산이 화석처럼 굳어

깨어나지 못할 마술에 걸린 채

이젠 울어도 성숙한 목소리가

안개로 묻힌다.

 

   

3.귀촉도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 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님아.

 

  4.  비화 (飛花) / 신승희

 

 

누가 너의 눈물을 아름답다고 했든가

거문고의 선율 같은 몸짓으로

신화의 선녀 같은 옷깃으로

무리 진 나비의 날갯짓으로

가는 곳 어딘지 몰라도 아름다운 작별

천 년이 흐른들 너의 마음 어찌 알랴

 

바람의 냉 혹, 떨고 있는 숨결들

한가락 음률의 신음들을 누가 그리도 아름답다 했든가

허공에서 허공으로 어디로 가서 머물지 몰라도

싸늘한 흙 위에 싸락눈, 너의 이름은 비화(飛花)

숙명은 너를 내몰아 계절의 역사를 만들고

찬 서리 튼 살, 새의 발톱 자국

혹독한 긴 겨울 망울망울 잉태한 산고의 인내를

어찌 그리도 쉽게 보낼 수 있으랴

 

달무리 지는 저녁 답 파릇이 적시는 빗소리

분홍빛 연정 사월이 걷는 소리

오가는 행인들의 발걸음 소리, 노파의 기침 소리

애수의 잠기는 어느 시인의 미학적 선율

창백한 노을 앞에 식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차마, 누가 꽃답다고 했든가

너의 이별의 몸부림까지도.

 

飛花[비화]

바람에 흩어져 날리는 꽃잎

  

 

 

5.삶 / 신승희

 

 

폐지를 실은 리어카 한 대가

끙끙대며 가는 둥 마는 둥

오르막길 도로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빵! 빵빵!

그 빵빵대는 자동차 앞에서도

어눌한 동작은 비켜설 줄 모른다.

그는 굽을 대로 굽어서 상체가 없다

둔한 걸음과 하체만 보일 뿐,

백발은 엉성한 폐지에 기댄 채

도시의 매연과 소음을 담고

리어카에 상반신이 실려서 가고 있다

 

빌딩 모서리엔

상현 달빛 한 줄기 폐지위에 앉아

굽은 등을 만지며 말없이 실려 간다

한 잎, 낙엽 같은 밤

하얀 입김마저 고독을이고 배고픈 저녁

백발 걸음이 쇠사슬처럼 무겁다

 

저만치서 심청 깊이 파고드는 성당의 종소리

차고 어두운 도로 위에서 살기 위한 가쁜 숨소리

어쩜, 소리 없는 삶의 전투 현장 일지도

황혼 녘, 그의 마지막 텃밭 일지도

아! 살아있으매.......

당신의 굽은 등에서 모두의 등을 본다.

 

  

6.논개 / 여현 신승희

 

한 조각 세월을 베었든가

빛 바래지지 않는 꽃잎

살아, 살아서 휘도는 너의 혼 불은

어두운 밤, 빛의 향연으로 흐르고 있구나.

 

푸르디푸른 남강 (南江) 저 홀로 솟은 바위

그대 한 잎 꽃잎으로 가을 강에 피었구나.

 

낙화한 숨결, 한 폭의 치맛자락

그대 숭고한 넋이여

그대 붉은 눈물이여

죽어서 태어난 이름이여

죽어서 살아있는 논개여

 

저문 노을 아래 스치는 발자취는

은빛 물비늘로 일렁이는 것을

아 서럽도록 노래하는 바람이여

이 세월 억만년 두고 흐른다 해도

그 한 맺힌 설움 어찌 잊힐리야.

       

7.곰 메 바위 아리랑! /  신 승 희

 

어둠 속에 전설은 더욱 선명하다

한줄기 영롱한 빛을 따라

전설은 서투른 날갯짓으로

초저녁 흘리는 달빛 아래 퍼덕이고 있다

눈길 닿는 저곳, 영혼마저 걸린 달빛으로 서서

그리워 저물지 못한 저 - 산마루 시루 봉

오백 년 아리랑이 허공에 가슴을 푼다.

웅산 정상에서 흐느끼는 달빛

침묵은 무거워 흐느끼는 볼에 눕고

비련의 아천자, 전설에 감기운채

희끄무레 스치는 작은 바람들

태어난 자리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우뚝 솟은 시루 봉이 소리치고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밤하늘 곰 메가 부르고 있다

조선이라는 태를 두르고 순종의 무병장수

명성황후 백일기도, 한 맺힌 역사가 전설 속에

흐느끼고 있다

 

곰 메여

한마디 말도 없는 곰 메여

웅산 정상에 묻힌 전설이여

외세의 말발굽에 짓밟혔던 아리랑이여

단 한 번, 흰 바람이라도 붙잡고

곰 메의 가슴을, 풀어놓고 싶지 않은가

명성 황후도, 비련의 아천 자도, 할 배 할 매도

넋이 감겨 우는 거암 시루 봉 곰 메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강물은 흐르고 있다

강물은 흘러도, 저 시리도록 푸른 별들

억만년 그 자리에 있었으리라

곰 메여, 눈을 뜨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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